춤추는 개미
link  호호맘   2021-07-29

영국의 문명비평가 마이크스는 변모한 현대사회의 가치관을 로 풍자하고 있는데 그 중 이야기를
인용해 본다.

근면한 개미는 여름의 땡볕 아래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다. 시원한 그늘 아래 깡깡이 키며 놀고 먹던 베짱이가 눈보라 치는 겨
울날 개미집을 노크했다. 제발 먹다 남은 찌꺼기라도 먹여달라고 애원한다.

여기까지는 옛 이솝이야기와 같으나, 다음부터는 새 이솝이야기는 달라지고 있다. 아버지 개미가 문을 닫고 돌아서자 아들딸 개
미들이 집에는 먹을 것도 남아 있고 또 깡깡이 소리도 듣고 싶으니 베짱이를 들여주자고 한다. 이렇게 해서 베짱이는 개미집의
손님이 되었고, 무료했던 개미의 자녀들도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었다.

곡목만 주문하면 재즈며 디스코며 뭣이든 깡깡이를 켜준다. 이렇게 먹고 자고 놀면서 베짱이는 개미집 창고에서 오래된 곡물이
발효하여 술이 돼 있는 것을 발견한다.

자녀 개미들에게 이 이상한 액체를 먹도록 유혹, 술맛을 들여놓는다. 술과 노래가 있으면 의당히 춤이 따르게 마련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근로보다는 이편이 즐겁고 신이 난다. 이같이 하여 겨울을 나는 동안 이 개미가족에게서 전통정신이 완전히 증발
하고 만다.

봄이 되어 땅이 녹았는데도 개미들은 지상에 나아가 일할 생각은 않고 깡깡이에 맞추어 놀아만 댄다. 분개하고 개탄하는 것은
오로지 아버지 개미뿐이었다. 근로의 가치를 아무리 설득해도 막무가내다. 아버지 개미는 신념과 현실과의 모순에 고민하고
자녀들에 대한 교화력이 없음을 비관하여 술을 마시며 폐인이 된다. 그 화려했던 개미 문화권이 붕괴되고 만다.

작금 우리나라 30년의 변천은 우리 역사 전체 변천의 80%나 된다고 한다. 그 숨가뿐 30년 동안에 춤추는 개미가 나타남직도
하다. 다만 변천이 혹심해도 교화력이 살아 있는 민족이나 문화권은 멸망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사관으로 제시한 것은 토인비다.

2차 대전과 6.25 전쟁
그 엄청나 두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뼈빠지게 일하여 이만큼 살게 해놓은 부모세대의 교화력에서 자녀세대의 이탈이 얼마만한가.

심야 디스코룸에서 발생한다는 '춤추는 개미들' 춤추고 나서 짝지어 찾아든다는 '쪽방 여관'이라는 신종 엽색업소가 성업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보니, 그 거리감이 실감이 난다.









배꼽의 한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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